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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축복의 집' 누가 해수(안소요)를 욕할 수 있을까? '축복의 집'은 무겁고 가슴 아픈 영화다. 포클레인이 집을 허물고 있는 재개발 지역 끝자락에 해수네 집이 있다. 언제 헐릴지 알 수 없다. 그런데 '축복의 집'이라니? 이건 무슨 냉소적 제목인 건지? ◆ 해수의 일상 공장의 기계 돌아가는 소리로 영화의 문이 열린다. 해수(안소요)는 공장에서 일을 마치고 땀에 푹 젖어 있는 작업복을 빤다. 그리곤 곧장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고깃집으로 향한다. 불판을 닦고 상을 치우고 음식물 쓰레기를 정리하고 몇 장의 지폐를 받는다. 밤늦게 집에 돌아온 해수는 그제야 몸을 씻기 위해 샤워기를 튼다. 샤워기에서 뿌연 녹물이 나온다. 세숫대야 가득 녹물을 버리고서야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한다. ◆ 엄마의 자살 엄마가 자살했다. 77년생인 엄마는 아직 죽기에는 젊었다. 병을 앓고.. 2022. 3. 29.
오은영의 금쪽상담소, ‘위너(WINNER)’ 평범해지는 게 두려운 송민호 9년 차 ‘위너(강승윤, 김진우, 송민호, 이승훈)’가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했다. 대기실에 있는 모습 중 송민호가 가장 눈에 띈다. 얼음처럼 냉기가 가득한 아우라를 뿜어내며 휴대폰만 뚫어지게 보고 있는 송민호의 모습은 마치 다른 멤버들을 무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, 화가 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. 송민호는 왜 다른 멤버들과 섞이지 않은 채 휴대폰만 보고 있는 것일까? ◆ 무지하게 애쓰고 있는 송민호 오은영은 화면 속 송민호의 모습을 유심히 보고 나서 이렇게 말한다. “무지하게 애쓰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. 평소 낼 수 있는 에너지 수치가 200이라면 지금은 100밖에 안 되는 것 같다. 나머지 멤버들이 싫은 게 아니라 지금 본인이 좀 상태가 힘든 것이다.” 이 말을 듣는 송민호의 눈가가 촉촉해.. 2022. 3. 27.
'돼지의 왕' 티빙 드라마 1~4화, 학교폭력 피해자 황경민(김동욱)과 정종석(김성규)의 다른 폭주 연쇄살인마 황경민(김동욱)은 어떤 원한을 갖고 있기에 피해자의 음경을 자른 것일까? 왜 살인마 황경민은 피해자의 피로 매번 살인 현장에 정종석(김성규)을 향해 안부 인사를 건네며 "너도 함께하자"라고 하는 것일까? 1. 가정폭력과 학교폭력에 시달렸던 아이 황경민 20년 전 황경민(이찬유)은 가정폭력과 학교폭력에 시달렸던 아이다. 어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오히려 비난만 당해서 무기력이 학습된 황경민은 폭력에 대항할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. 친구 정종석에게 "어른들은 불행한 사람하고 엮이는 거 싫어해."라고 말하는 황경민의 목소리에는 무력감이 묻어났다. 1~2화에서는 불행했던 어린 시절을 잊고 살았던 황경민이 지하실에 처박아뒀던 자신의 중학교 시절 앨범을 아내(한수연)가 보는 걸 발견하고 트라우마가 발현.. 2022. 3. 26.
소리도 없이 : 범죄자 태인(유아인)의 편을 들게 만드는 홍의정의 역량 이 영화 뭐지? 창복(이재명)과 태인(유아인)이 하는 일은 분명히 범죄다. 그런데 범죄처럼 보이지 않는다. 게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 어느덧 범죄자 태인(유아인)의 편을 들고 있다. 왜 그럴까? 1. 창복(이재명)과 태인(유아인)의 성실한 범죄 창복과 태인이 하는 일은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아 시체 수습을 하는 일이다. 그런데 이 일을 하고 있는 창복과 태인의 모습이 의외다. 창복과 태인은 도덕적 판단 기준 없이 무감각하고 평범하게 일상처럼 이 일을 처리한다. 심지어 어찌나 근면 성실한지 감탄이 나올 정도다. 신앙심이 깊은 창복은 시체를 묻고 나면 성경책을 두 손에 쥔 채 기도를 올리기까지 한다. 범죄인데 성실하다? 뭔가 대단히 모순적인데도 그렇게 느껴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 무서울 정도다. 2. 처음부터 .. 2022. 3. 25.